(서울지부 1월 모임) 이경준 사진전 관람(그라운드시소 센트럴)

서울지부의 24년 첫 나들이로 선정된 곳은 그라운드시소 센트럴에서 열리는 이경준 사진전이었다.

그라운드시소 센트럴은 처음 가보는 곳으로 역시 문화 예술 쪽은 강북 지역이 꽉 잡고 있구나하는 걸 느낄 수 있는 멋진 공간이었다. 모던하고 깔끔한 건물 외관에 내부 구조도 상당히 미학적으로 지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강북의 새로운 핫플에 와 봤다는 자부심이 뿜어져 나왔다. 

이경준이란 작가에 대해 모르고 들어섰는데, 프로필에서부터 완전 머리를 한대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직업이 물리치료사라고... 사진을 취미로 찍기 시작했다가 사진 아르바이트를 하고, 이렇게 서울의 중심에서 첫 개인 사진전을 연 것이라고 한다. 프로필에서 오는 '추앙심'을 누르고, 사진을 둘러 보았다. 

챕터 1의 첫 섹션의 타이틀이 'Golden Hour 아름다운 빛의 선물' 이었다. 

뉴욕 시티의 무채색 건물이 석양의 햇빛을 머금은 순간을 작가는 놓치지 않고 담았다. 어떤 사진은 너무나 입체적이어서 실제로 불이 켜진 건물이 눈 앞에 서있는 느낌이 들었다. 뉴욕을 가본 사람들에게는 아 뉴욕 시티.. 탄성이 터져나오는 그리움과 감동, 뉴욕을 안 가본 사람들에게는 바로 다음 휴가 때 뉴욕행 티켓을 끊게 만드는 설레임을 주기에 충분했을 멋진 사진들이었다.   

챕터 2는 뉴욕 고층 빌딩의 루프탑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 주고 있었다. 우리들의 옥탑방 감성과 견줄수 있을까 싶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어지러운 우리의 루프탑과는 완전 다른, 썬베드에서 태닝을 즐기는 뉴요커의 낭만적인 모습은 그냥 많이 부러운 뉴욕 감성 그자체였다. 

챕터 3 Rest Stop 은 센트럴 파크의 사계절을 다양하게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여름의 검푸른 녹음과 잔디를 배경으로 한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피크닉 모습들, 거대한 하얀 눈 밭에 누워 스노우 엔젤을 만드는 사람들, 다양하게 센트럴파크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뉴요커들에게 센트럴파크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 주는 것 같았다. 

마지막 챕터는 이 전시회 타이틀 One Step Away 처럼 한걸음 멀리서 바라보면 우리가 가진 고민은 생각보다 가볍게 느껴지고 넓어진 시야만큼 마음도 넓어지고 삶의 무게도 덜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곳이었다. 각자의 고민을 적어 조그만 파쇄기에 넣고 돌돌 돌려서 갈아버리는 체험을 하면서, 소소한 생각과 감상에 젖을 수 있었다.

정말 아무런 기대없이 오랜만에 보고싶은 언니들 만나러 나간 것이었는데, 1시간 넘게 환상적인 뉴욕 여행을 하고 나온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