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의 딴 세상
오경자 (수필가, 본회 교육위원장)
목인박물관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으면서 제주의 목석원을 떠올렸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무와 돌들을 주로 모아 놓았다는 말을 들어서 그랬던 것 같다. 아무튼 이름이 묘한 호기심을 일게 하는 바람에 사전 답사를 갔다. 창의문로라고 되어있는 주소를 들고 찾아 나선 길은 제대로 안내표지판도 있긴 한데 들어갈수록 이게 맞는 길인가 싶어 몇 번이나 걸음을 멈추었다. 인적이 없는 주택가 골목길인데 어찌나 가파르고 험한지 되돌아가려다 참고 쉬며 걸어 올라갔다. 박물관에 들어서 보니 인왕산 정상이 코앞이다.
도심 속에서 딴 세상에 온 것 같은 느낌이 탐방을 결정하게 했다. 운동화를 신고 각오를 단단히 하고 오라는 안내장을 보내기로 하고 4월 27일 10시 반에 부암동 주민센터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시간 지켜 와 준 회원들 덕택에 순조롭게 일정을 시작했다. 오는 순서대로 택시를 함께 타고 미술관 까지 올라갔다.
야외에는 주로 묘 앞에 세우는 석상들과 돌 조각품들이 자리했는데 우리나라 것은 별로 없고 중국 것이 많았다. 우리 것은 문화재들이어서 가져다 놓을 수 없을뿐더러 원형을 본떠서 만든 작품들은 없었다. 미술관 이사장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돌들을 둘러보고 지하로 내려가 상여를 비롯한 사람의 일생에 관련된 목 조각품들과 인형 등 갖가지 모양의 여러 작품들을 돌아보며 설명을 들었다.
다시 야외로 나와 돌과 나무 등으로 자연경관과 어울리게 잘 조성된 광장에 앉아 김 이사장의 마무리 설명을 듣고 경내를 돌아 본 후 미술관을 나왔다. 날씨가 해도 나지 않아 야외에서 활동하기 딱 좋았다.
코로나 방역 지침을 충실히 지키느라 말도 나누지 못한 사람이 많기는 했지만 의미 있는 미술관산책을 잘 끝내고 상여가 주는 의미가 머리에 꽂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하루였다.
2021. 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