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성범죄전문변호사 재혼 가정의 사생활이 노출되지 않도록 주민등록 등·초본상 표기가 ‘배우자의 자녀’에서 ‘세대원’으로 표기된다. 외국인 이름은 한글과 로마자 모두를 쓸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이런 내용의 주민등록법 시행령·규칙 개정안을 13일 각각 입법예고한다고 12일 밝혔다.
개정안에서는 주민등록 등·초본에서 개인정보 노출을 최소화했다. 이혼 후 자녀를 데리고 재혼한 가정의 등·초본의 경우 기존엔 ‘배우자의 자녀’로 표기됐는데, 앞으로는 세대주의 배우자 외 가족(부모·조부모·형제자매 등)은 ‘세대원’으로, 그 외에는 ‘동거인’으로 표기된다. 다만 민원인이 희망하는 경우 기존 표기법대로 등·초본에 상세한 가족 관계를 표기할 수 있다.
행안부는 시행령 개정과 함께 신청인이 신청 목적에 부합하는 정보만을 선택해 발급받을 수 있도록 지침(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민간·공공부문을 대상으로 불필요한 개인정보 요구를 지양하도록 홍보할 계획이다.
외국인의 이름 표기도 개선된다. 외국인의 경우 가족관계등록 서류에는 이름이 한글로 표기되고 주민등록표 등본에는 로마자로만 표기돼 두 증명서에 표기된 사람이 동일인임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앞으로는 등본에 한글 성명과 로마자 성명이 모두 표기돼 신원 증명이 쉬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 ‘전입신고 사실 통보서비스’ 신청과 전입신고 시 민원인이 지참해야 하는 구비서류도 간소화된다. 해당 서비스는 누군가가 내가 사는 주소나 내가 소유(임대)한 건물에 전입신고한 사실을 문자로 통보해 주는 서비스다. 앞으로는 신청인이 ‘행정정보 공동이용’을 통해 개인정보 조회에 동의할 경우 건물 등기부 등본, 가족관계증명서 등 별도 서류를 준비할 필요 없이 한 장의 신청서 작성만으로 편리하게 해당 민원 신청 및 신고가 가능하다.
<반지의 제왕>, <해리 포터>, <어스시의 마법사>... 전 세계를 주름잡은 위 판타지 시리즈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세계관이 흥미롭고, 어마어마하게 많이 판매됐으며, 여러 세대 독자층이 즐겼다는 점 외에도 이 세 시리즈에는 중요한 공통분모가 있다.
바로 주인공이 남성이라는 사실이다. 여성 캐릭터와 많은 조연도 물론 영리하게 활용되지만 서사의 핵심을 이끌어가며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절대 죽을 수 없는’ 주인공은 남성 캐릭터였다. 그동안 보고 자라온 판타지 소설은 대부분 그랬다. 인류의 역사는 남성의 역사라고 누가 그러던데, 가상 세계를 둘러싼 운동장도 기울어져 있는 것일까.
어떤 캐릭터가 반드시 특정 성별이어야 할 당위가 서사에 내재하는 경우도 물론 있지만, 판타지에서는 세계관 설정에 따라 그 당위가 약해질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 그런 판타지에서조차 주인공 성별이 한 쪽에 쏠린다면 그것은 작품 외적인 요인이 작동한 결과이지 않을까, 이번 [에프워드]는 그러한 의문에 뛰어들었다.
판타지 소설에서까지 성별 문제를 끌고 오는 이유가 뭘까 싶겠지만, 소설뿐만 아니라 영화·게임·드라마 같은 창작물에서 등장인물의 성별은 독자(수용자)가 작품을 고르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에 큰 영향을 끼친다. 주인공의 성별은 독자가 ‘나’를 주인공으로 상상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관여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우리는 자신이 본 것을 기반으로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창작물의 수용자를 성별로 나눠본다면 사실 주인공의 성별 문제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건 남성들이다. 지난달 출시된 게임 ‘고스트 오브 요테이’는 발매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남초 커뮤니티에서 논란 아닌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사무라이인 주인공 ‘아츠’가 여성이라는 점이 문제가 됐다. 일부는 ‘PC(정치적 올바름)가 묻었다’며 강하게 비판했고, 비판의 주된 근거는 게임의 배경인 17세기 일본에 여성 사무라이가 있었냐는 것이었다. 즉 ‘고증까지 무시해가며 여성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논리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레고 팬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는 종종 ‘레고의 PC함’을 문제 삼는 글이 올라온다. 중세를 배경으로 한 작품(캐슬이나 해적 시리즈)에 여성 기사·병사 미니피규어가 있다는 것이 주로 문제가 된다. 아마도 남성 소비자가 썼을 이러한 글들 역시 ‘고증’을 걸고넘어진다. 레고 본사가 성평등 지수 높기로 손꼽히는 덴마크에 있다는 사실은 아무래도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면 고증은 정말 중요할까? 얼마나 중요하길래 가상 배경인 것이 뻔한 창작물에서까지 번번이 ‘성별 고증’이 도마 위에 오를까?
고증을 논할 때 문제는 수용자가 들이미는 기준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대중이 말하는 고증 여부란 건 자의적이고 편협하기가 쉽다. 개인의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개입하기도 쉬워서, 위 레고 사례에서 글쓴이가 내세운 ‘중세 고증’이란 결국 자신이 기억하는 20~30년 전 레고에는 여성 미니피규어가 없었다는 점, 단지 그것뿐일 가능성이 크다.
‘중세 마니아’로 알려진 작가 조지 R.R. 마틴은 ‘디즈니랜드 같은 중세가 아닌 진짜 중세’를 보여주겠다며 판타지 대작 <왕좌의 게임> 시리즈를 썼다. 그런 그가 그려낸 것도 ‘중세풍의 무언가’이지 중세의 복원은 아니다. 그렇다고 <왕좌의 게임> 작품성이 훼손되지 않듯이, 고증이란 잣대는 가상 세계에 흠집을 낼 수 없다. ‘고스트 오브 요테이’ 역시도 올해의 게임(GOTY)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이처럼 창작자가 만들어 낸 세계 안에서 진실성과 일관성을 갖출 수 있다면 몇몇 요소가 ‘대중의 관념 속 어떤 것’과 다소 상충한다 해도 독자는 받아들일 수 있다. 고증은 가상 세계가 아닌 유물이나 유적을 복원할 때나 의미가 있는 것일지 모른다.
최근 창작물을 논할 때 고증 못지않게 중요한 가치는 ‘재현’이다. 위의 예시로 돌아가 고증을 존중한다 치면, 21세기에 레고를 가지고 노는 여자아이들은 자신과 닮은 여성 미니피규어에 기사 갑옷을 걸쳐보지도 못하고 자라야 하는가? 사람이 날아다니고 용이 불을 뿜고 죽어도 다시 살아나는 세계관에서 여성 캐릭터가 사무라이든 기사이든 문제 될 것이 있을까? 고증에 매여 ‘누구에게 어떤 세상을 보여줄 것인가’란 본질을 놓치면 창작물이란 그저 현실의 모자란 부분을 답습하는 열화판에 지나지 않게 된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페미니즘 비평가들은 미디어가 여성을 재현하는 방식에 관심을 가져왔다. 페미니즘적 관점을 통해 우리는 여성의 등장 빈도와 비중을 따져보게 됐고, 더 나아가 여성이 어떠한 맥락으로 활용되는지까지 들여다본다. 단지 양적으로 많이 등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어떻게’ 그려지는지 역시 중요해진 것이다. 젠더를 둘러싼 고정관념과 혐오를 확대·재생산하는지의 여부가 관건이 됐다. 아울러 비평의 대상도 TV에서 게임, 애니메이션, 장난감 등 여러 분야로 넓어졌다.
관련해서 주목할 만한 움직임은 공연계의 젠더 프리(gender-free) 캐스팅이다. 연극이나 뮤지컬 분야에서는 이미 유명하고 고전 반열에 든 작품이 계속해서 무대에 오르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의 아쉬운 점은 남성 주인공이 대부분이던 옛 시절의 작품이 계속해서 재생산된다는 것이다. 파우스트, 살리에리, 햄릿, 지킬 박사 등의 주인공은 늘 남성 배우가 맡을 수밖에 없다. 원작에 충실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다음 세대 여성 배우의 길이 좁아지는 구조다.
최근에는 남성 캐릭터는 남성이, 여성 캐릭터는 여성이 연기하는 구분선이 흐려지고 있다. 젠더프리는 원작과 다른 성별의 배우가 인물을 연기하는 방식을 지칭한다. 배역에 성별을 지정하지 않고 캐스팅하는 젠더 블라인드(gender-blind) 방식과 원작의 성별을 뒤집는 젠더 크로스(gender-cross) 방식 모두 젠더 프리로 흔히 불린다.
예를 들어 지난해 ‘남성창극 살로메’에서는 남성 소리꾼들이 살로메를 맡았다. 살로메는 헤롯왕의 딸로 신약성서에 등장하는 인물이며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에서도 당연히 여성으로 등장했지만, ‘남성창극 살로메’에선 살로메뿐만 아니라 원작의 인물 구성이 남성 배우들로 바뀌었다. 국립극단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원작에선 왕자였던 햄릿이 공주로 등장하는 ‘햄릿’도 지난해 선보였다. 햄릿의 상대역 오필리어는 남성으로 전환됐다. 뮤지컬 ‘광화문연가’, ‘더 데빌: 파우스트’, 연극 ‘아마데우스’ 등의 차지연처럼 기존에 다른 성별의 배우가 연기하던 배역을 다양하게 소화하는 배우도 자연스레 늘고 있다.
이를 통해 관객이 얻는 건 단순한 신선함 그 이상이다. 세상을 구하고(혹은 망치고), 인간다움을 고뇌하고, 운명을 마주하고 좌절하는 인간을 여성의 재현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진귀한 경험이다. 과장을 보태자면 여성으로서 인류사의 보편에 가까워지는 기분이라 할 수 있다. 100년 전 원작자는 인간의 본성, 우스꽝스러운 삶의 본질을 남성 배역을 통해 상상할 수밖에 없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21세기의 우리는 원작을 다른 성별로 해석·재현함으로써 원작의 핵심에 오히려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여자 주인공의 상’이 확연히 다양해진 분야로 웹소설을 꼽을 수 있다. 현시점 대중문화 분야에서 가장 다채로운 여자 주인공 서사를 볼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여성향 웹소설은 지난 10여년 동안 양적·질적인 성장을 보여왔다. 정확히는 각종 웹소설 플랫폼에서 ‘로맨스 판타지’, 일명 ‘로판’으로 분류되는 작품들을 의미한다.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웹툰도 해당한다.
로판은 ‘로맨스’와 ‘판타지’의 합성어이기 때문에 이름만 봐서는 독립적인 장르로서의 로판이 어디서 기원했는지 짐작하기가 쉽지 않다. 로판이 그러한 이름을 얻게 된 데에는 단순 조어법 이상의 역사가 있다.
웹소설을 직접 써왔고 웹소설 작법에 관한 책을 출간한 김휘빈 작가와 북마녀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로판은 2010년대 중반에 등장한 장르다. 로판은 ‘여자 주인공이 가상 세계에서 모험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세계관이 방대하고 로맨스 서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특성상 협의의 ‘로맨스’(특히 현대 로맨스)와는 맞지 않았다. 그렇다고 ‘판타지’에 들어가기에는 남성 독자들, 특히 정통 판타지 애독자들의 반발이 컸다. 그렇기 때문에 플랫폼들은 로판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게 됐고, 카테고리 구분이 곧 장르성을 규정짓게 됐다.
책 <<웹소설 작가 서바이벌 가이드>(이마)를 쓴 김휘빈 작가는 이 과정에서 ‘여자 주인공’이란 요소가 판타지 출판업계와 남성 독자층으로부터 배제당했다고 전한다. 그에 따르면 “판타지 소설의 대여점 유통이 흥하던 시대에 여자 주인공 판타지는 출간이 어려웠고”, 여성 작가들의 연재 게시판은 “여자 주인공(여자 작가)이네, 안 봐요”라는 댓글이 달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면서 여자 주인공 판타지 소설이 특정 연재 사이트로 몰리고 기존 로맨스에 질린 여성 독자들이 이를 찾았고, 해당 작품들이 순위권에 집중되자 ‘이런 판타지는 정통 판타지가 아니다’라는 다툼이 오래 반복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은 여러 독자 커뮤니티에서도 공통적으로 나온다.
한마디로 플랫폼과 독자들이 판타지를 남성 주인공의 것으로만 선을 그었기 때문에 여성이 주인공인 판타지는 앞에 ‘로맨스’가 붙은 형태로 ‘독립당한’ 것이다. 그 결과는 현재 아무 웹소설 플랫폼에 접속해 판타지 섹션을 눌러보면 알 수 있다. 논문 ‘한국 현대 환상문학 주인공의 인물 유형 연구- 웹소설 판타지 장르를 중심으로’(2020)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지·문피아에서 현대 판타지 작품 157편을 분석한 결과 주인공 성별이 전부 남성이었다(2019년 10월 기준). 남자 주인공이 연애하고 사랑하는 내용이 포함된 웹소설이 로판이 아니라 판타지로 분류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로맨스 첨가 유무보다는 주인공의 성별이 판타지와 로판을 가르는 핵심적인 구분 요소다.
그 한(?)을 풀듯 로판에서는 기존 로맨스(현로)가 소화할 수 없었던 여자 주인공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로맨스는 흔히 ‘남주 장사’라고 할 정도로 남자 주인공의 매력이 절대적이다. 현로에서 세계관 최강자는 남주여야 한다. 외모, 재력, 직업, 신체 조건 등으로 구성되는 매력이 남주보다 뛰어난 캐릭터는 존재해선 안 된다. 여기선 여자 주인공도 예외가 아니다.
반면 로판에서는 여자 주인공의 설정이 훨씬 다양하다. 절대 권력자, 세계관 최강의 기사 혹은 마법사, 신분제 최상층의 왕족 등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보다 더 많은 것을 가졌다는 설정이 너무도 흔하다. 회귀·빙의·환생은 기본에 검의 오러, 마법, 몬스터, 초능력 같은 것들이 일상인 세상에서 여성 캐릭터가 자기 몸집만 한 검을 휘두르는 모습이 이상할 리 없다. 이를 보면 로맨스의 부분집합이 로판이거나 반대로 로판의 부분집합이 로맨스인 것이 아니라, 둘은 세계관의 규모에서부터 더 중요하게는 여성 캐릭터의 활용 방식에까지 교집합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판의 주인공은 세계를 구하고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 사랑을 이룬다. <상수리나무 아래>(김수지)는 사랑 이야기인 동시에 맥시밀리언의 성장기이고, <검을 든 꽃>(은소로)에서 에키네시아는 다시 태어나 운명과 싸운다. <악녀는 두번 산다>(한민트)의 아르티제아는 계략 천재다. <동백꽃>(켄), <이번 생은 가주가 되겠습니다>(김로아), <빙의자를 위한 특혜>(이린비) 등 주인공이 유년기에서부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는 장편도 인기를 얻는다. 로판이 소화하는 소재도 점차 넓어지고 있어, ‘신분제에 기반한 궁정 로맨스’란 선입견을 깨는 <낙원의 이론>(정선우) 같은 작품도 있다.
이렇게 로판이 ‘능력자’ 여성을 풍성히 재현하게 된 배경으로 연구자들은 2015년 전후의 페미니즘 리부트를 꼽는다. 페미니즘 리부트를 통해 여성들은 여러 창작물이 여성을 재현하는 방식을 비판적으로 돌아보게 됐는데, 로맨스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로판 주 독자층은 10대 후반~30대 여성으로 알려져 있어 페미니즘에 적극적인 집단과도 겹친다. 이들에게 로맨스는 자칫 낡은 성 역할을 재생산하고 현실의 젠더 불평등을 은폐하는 기제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었다.
논문 ‘20대 페미니스트 여성의 로맨스 웹소설 읽기 경험’(2024)은 여성 독자가 왜 로맨스가 아닌 로판을 더 선호하는지를 분석했다. 연구에 참여한 한 독자는 “문제를 극복하는 여주,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여주를 보면서 재미를 느낀다. 판타지나 무협에 유명한 작품은 많지만 여자 주인공이 나오고 여성 캐릭터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로판에 주력한다”고 했다. 다른 독자는 “현대 로맨스는 아직까지 남자가 여자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게 많다. 그걸 보면 자꾸 유리천장이 생각이 나서 화가 난다. 이 세상에 있는 젠더가 그대로 있기 때문에 못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종합하면 로판은 여성 독자가 원하는 여성 서사 즉 “우리가 원하는 것을 준다는 느낌”이 있는 것이다.
로판은 여성 독자들의 고민 지점을 정면으로 돌파하기도 한다. 현실의 젠더 불평등을 작품 속 세계관에 녹여 주인공이 이를 어떻게 마주하고 극복하는지를 서사의 큰 줄기로 잡는 사례도 종종 보인다. <북북서로 항해하라>(송윤), <여왕 쎄시아의 반바지>(재겸) 등은 페미니즘의 ‘ㅍ’자도 쓰지 않으면서 페미니즘의 문제의식을 녹여냈다. 이러한 작품들은 여성 차별적 구조에 매인 주인공이 이를 풀어나가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논문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에 나타난 젠더 재현 양상과 그 의미’(2024)는 “젠더 차별적 담론은 여성 인물의 성공 서사를 더 극적으로 만든다. 비현실적인 성공은 독자들의 공감을 받을 수 없으며 오히려 비판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작가들은 변화가 있지만 완전히 해결되지 못한 젠더 문제를 재현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근래 로판 독자층에서 나타난 흥미로운 움직임은 ‘로맨스가 없거나 비중이 낮은’ 여자 주인공 판타지에 대한 수요다. 앞서 로판이 판타지에서 발원했으나 여자 주인공을 내세운 여성향이라는 이유로 그와 같은 이름을 얻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로맨스 역시 로판의 구성 요소이긴 하지만, 단지 여자가 주인공인 판타지를 보고 싶을 뿐인 독자층도 로판이 흡수하게 됐다.
그러면서 로판 내에서 독자들이 ‘노맨스’, ‘여주판’이라고 지칭하는 작품군이 생겨났다. ‘노맨스’는 로맨스가 없다(No)는 뜻이고, ‘여주판’은 여자 주인공 판타지의 줄임말이다. 여성 캐릭터가 판타지에선 주인공으로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니 ‘로맨스’ 판타지 섹션에서 로맨스가 없는 것을 강조해 키워드로 내세우는 웃지 못할 형용 모순이 일어나는 것이다.
노맨스나 여주판은 플랫폼에서 공인한 장르 구분은 아니지만 독자들은 이미 이러한 작품을 구분해서 추천하고 비평한다. 노맨스, 여주판을 찾는 독자들은 남성 캐릭터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작중 로맨스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를 서로 공유한다. ‘여성이 주인공이지만 로맨스를 다루지 않는 판타지’를 향유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지금까지의 로판은 여자 주인공 서사를 향한 갈망이 분명히 존재하며, 독자들이 기대하는 바가 달라지면 창작자도 반응한다는 점을 잘 보여줬다. 이러한 변화는 여성 수요층을 정교하게 타겟팅해야 성공한다는 장르 특성 덕분에 빛을 봤을지 모른다. 공연계의 젠더 프리 시도 또한 관람층 절대다수가 여성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김휘빈 작가는 위의 책에서 로판의 정체성과 분류를 두고 “판타지 쪽 업계인들은 ‘여성이 주인공인 판타지 소설은 안 팔린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판타지 소설뿐만 아니라 여성이 주인공인 창작물이 안 팔린다는 게 일반적인 우려라면, 왜 그럴까? 로판의 확장 사례는 다른 장르 창작물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앞서 남성 수용자들이 여자 주인공을 달갑지 않아 하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는데, 여자 주인공을 내세운 창작물이 더 많이 나오지 못하는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려면 불편한 이야기를 하나 보태야 한다. 바로 여성들이 남자 주인공을 더 익숙해하고 좋아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성 독자는 BL, HL, 판타지 할 것 없이 남자가 주인공인 그 모든 것을 본다. 이러한 메이저 장르 앞에서 노맨스·여주판은 ‘찻잔 속의 태풍’으로 보인다.
캐나다 앨버타대 연구진은 2010년 발표된 ‘젠더와 읽기’ 연구에서 특별한 시도를 했다. 연구진은 주인공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여성에서 남성으로 바꾼 글을 만들어 캐나다와 독일의 남녀 독자에게 보여주고 평가하게 했다. 독자가 자신의 성별과 같은 주인공을 더 선호한다는 ‘성별 일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는 정반대로, 두 국가 모두에서 독자들은 남성 주인공이 등장하는 글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독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다른 요인이 통제된 상황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다만 독자가 주인공 성별을 근거로 어떠한 감정이입과 대리만족을 얻어내는지까지는 분석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나온 배경 중 하나로 ‘젠더 스키마’를 꼽았다. 젠더 스키마는 성별에 따라 어떤 행동과 특성을 가질 것이라는 사회적 인지 구조다. 연구진은 남성이 여성보다 ‘더 합리적이고 정당화되는’ 주체로 간주되는 기존 스키마가 더해지며 “독자들이 남자 주인공의 행동을 여자 주인공의 행동보다 더 상황적으로 타당한 것이라고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구조 위에서는 여성 독자도 남자 주인공을 자신과 동일시하기 용이하다. 남자 주인공이 ‘성별에 따른 제약을 덜 받는 존재’로 인식되기 때문에 그의 행동이 더 흥미롭고 예측 불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다. 여성 독자들이 남자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남자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만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는 과거 여성 작가들이 남자 이름이나 중성적 이름을 필명으로 써야 했던 맥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 대중과 시장에는 창작자의 성별로 작품의 수준을 재단하고 주인공의 성별로 행위의 타당성을 따지는 습관이 남아 있다.
여자 주인공에 대한 일부 남성들의 거부감, 몇몇 분야의 젠더 흐리기 시도, 로판을 통해 드러난 여자 주인공 서사를 향한 수요, 여성이 남자 주인공에 용이하게 이입하는 현상 등은 흥미로운 의문을 던진다. 모험, 도전, 성장, 고뇌 같은 ‘인간 보편’의 이야기가 여성에게 어디까지 주어질까? 여자 주인공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까? 당장 매출이 달린 치열한 업계에서 창작자더러 수요를 앞서가라고 하기는 어렵다. 철저히 취향 위주인 장르물에서 독자에게 ‘당위’를 강요할 수도 없다.
다만 로판과 일부 공연계 사례에서 봤듯 보는 사람의 가치관이 바뀜에 따라 창작물도 진화한다. 독자이자 문화 소비자로서의 말하자면 어떠한 장르든 간에 판을 넓히기 위해선 기존의 관성을 깨야 하는 순간에 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직감이 든다. 희망을 살포시 섞자면 ‘깰 수 있게 되길’, 가상 세계에서 활약하는 여자 주인공을 더 많이 만나보게 되길 바란다.
맛있는 음식에 국경이 없듯이 맛있는 창작물에는 성별의 경계가 없다. 얼마나 받아먹을 수 있는지는 오로지 나의 뱃골에 달렸다. ‘성별 고증이 엉망이다’, ‘주인공이 여자라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르려 했던 작품이 ‘인생작’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러니 맛있는 건 다 먹어보겠다는 자세야말로 작품을 고르는 제1 원칙이다.
▼ 김서영 기자 westzero@khan.kr
광주시가 광주공항의 국제선 임시 취항을 다시 추진한다. 제주항공 참사 이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이 폐쇄돼 시민 불편이 크고 지역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가 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을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광주시의 독자적인 ‘임시 국제선’ 추진은 전남도나 무안군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는 10일 “국토교통부에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취항’을 재신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입장문을 내고 “정부는 지역민의 피해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밝혔다.
광주와 전남의 유일한 국제공항인 무안공항은 지난해 12월 179명이 숨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폐쇄돼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다. 국토부가 최근 발표한 ‘2025년 동계 정기편 항공일정’에도 무안공항은 제외됐다.
광주시는 “내년 3월까지 호남권 하늘길이 사실상 막혀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될 것”이라며 “국토부가 무안공항 정상화에 대한 명확한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만큼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내선으로 개항한 광주공항의 ‘국제선 취항’은 쉽지 않다. 광주시는 지난 2월에도 임시 국제선 취항을 요구했지만, 국토부는 시설 보강이 필요하고 부정기편 허용 기준에 부합하지 않다며 허가하지 않았다.
재신청에 대해 국토부 항공정책과 관계자는 “진상규명을 위해 현장 보존을 원하는 참사 유가족들의 입장을 존중해 무안공항 재개항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광주공항은 국제선을 띄울 관련 시설도 없다”고 밝혔다.
광주공항과 무안공항 통합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광주시가 독자적으로 국제선 취항을 요구하는 것은 ‘공항 통합’과는 거리가 먼 행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대통령실은 광주시와 전남도, 무안군, 국방부, 기획재정부, 국토부 등 6자가 참여하는 논의체를 구성했다. 연내 공항 통합을 위한 논의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6자 논의체가 구성돼 공식 활동을 앞둔 시점에 광주시의 독자적인 ‘국제선 취항 추진’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무안공항 재개항은 유족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공항 통합과 연계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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